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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전통식품명인 김영숙 대표

기자명 : 배상현 입력시간 : 2015-12-15 (화)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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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것 사라질 위기 앞에

식품 명인 53'떡의 여왕'의 남모를 가슴앓이...

진도에 가면 '복령조화고'란 떡이 있다. 이름도 모양도 생소한지라 누구든 "이 떡이 뭐예요?" "이 떡 어떻게 만드는 거예요?"하고 묻게 된다. 이 떡으로 말할 거 같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에서 자란 버섯을 재료로 만든 전통 떡으로 대한민국 식품 명인 53호로 지정된 떡이다. '복령조화고'는 조선 시대 살림총서로 일컬었던 규합총서에 조상 대대로 즐겨 먹던 전통 떡으로 기록이 되어 있다. 백설기와 비슷하면서도 누르스름한 빛이 돌아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쫄깃하고 담백한 맛을 한 번 본 사람은 자주 찾게 된다. 역시 명인의 손맛이다! 할 만큼 깊은 옛 맛이 살아있으나 이 귀중한 옛 맛을 보전하기에 관심이 부족한 실정이다. '떡의 여왕' 김영숙 선생을 만나 명인이 갖는 애환과 보람에 대해 들어 보았다.

 

시간의 정성과 마음으로 빚어낸 전통 떡 '복령조화고'

김영숙 명인이 '복령 조화고'를 접한 건 50년 전 전남으로 시집을 오면서다. 술과 담배를 전혀 접하지 않았기에 유난히 떡으로 간식을 즐겼던 집안 어른들을 위해 시할머니로부터 떡 만들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고향이 대전인 그는 음식 솜씨가 뛰어났던 모친의 영향으로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깨달았고, 떡 만들기에 흥미와 정성을 쏟았다.

구기자떡에서 시작해 복령 조화고까지 여러 가지 떡을 만들면서 마침내 대한민국 식품 명인 53호의 명예를 안게 되었다. 국내뿐 아니라 LA 음식 박람회에 참여하면서 메르스와 세월호 참사가 터지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 수출에도 날개를 달았었다.

"'복령조화고'는 건강이 안 좋으셨던 집안 시어른을 위해 이웃에서 한약방을 하셨던 집안 어르신이 소개해 만들게 되었습니다. '복령조화고'는 멥쌀과 죽은 소나무 뿌리 끝에 달린 버섯의 이름인 복령을 재로로 만드는데 다른 떡에 비해 시간과 정성이 많이 걸립니다."

 복령고는 오한, 이뇨, 강장, 진정에 효능이 있어 한약재로 많이 쓰이며 '복령조화고'는 멥쌀에 복령, 산약(), 검인(가시연밥), 연자육(연꽃 씨앗)과 꿀로 맛을 낸다. 모든 떡이 그렇지만 '복령조화고'는 손이 많이 가는 떡이다. 여러 번 체에 내리고 물을 잘 맞추어야한다.

 

메르스와 세월호 참사, 김영란 법까지 선물세트는 거의 안 팔려

김 명인은 체험장을 만들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떡 문화와 기술을 전수하고 싶다. 그러나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전수자 양성 및 체험장 운영은 꿈도 못 꾸고 있다.

"아들 며느리가 도시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어머니의 기술을 전수 받겠다고 시골에 들어 온지 10여 년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모든 부분이 열악한 실정이다. 명인이라고 명예만 건넸을 뿐, 실질적으로 전통식품을 홍보하고 판매하기 위한 모든 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다.

가슴앓이를 하면서도 김 명인은 이게 다 국운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은 처음부터 어려웠던 게 아니라고 한다. 한 때는 떡뿐 아니라 한과 세트까지 불티나게 팔려나갔었는데 메르스와 세월호 참사의 여파에다가 사드, 김영란 법까지 생기면서 불황을 겪고 있다고. 이제 정부가 더 이상 뒷짐을 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명인을 모른 척 할 때가 아니다. 진짜 명인들이 주춤한 사이 '가짜 명인'들이 판을 치고 있다. 일부의 지자체에서 사단법인, 각종 단체 등의 명인 지정을 남발하고 있으며, 대형업체들이 떡 시장에 뛰어 들면서 근본도 모르는 전통 떡들이 소비자들의 테이블 위에 오르고 있다. 정부는 '진짜 식품 명인'의 손맛을 계승하기 위해 보조사업 우선순위, 금융 지원, 설비 지원 등 시급히 다양한 지원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 때 수업료 치르며 배운 수출의 꿈, 포기 안해

김 명인의 떡 선문 세트와 한과 선물 세트는 눈으로 보고만 있어도 감탄이 절로 우러나온다. 맛과 정성으로 승부를 해도 손색없는 전통 떡에 디자인과 감각까지 입혔다. 이러한 감동은 국내 뿐 아니라 태평양 건너 해외 동포의 오감을 사로잡기에도 충분했다.

"처음에는 수출을 하면서 악덕 바이어들을 만나 손해도 많이 봤습니다. 관례처럼 겪는 수업료를 치른다고 생각했지요. 덕분에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김 명인은 불철주야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동포들의 입맛까지 맞추려 노력을 하다 보니 직접 개발한 떡으로 떡 만들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김 명인의 떡은 급 냉동 아니면 냉장으로 배송이 되기 때문에 어디를 가더라도 문제없다. 명인은 아직 수출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판로에 따뜻한 온기를 되찾게 되리란 희망을 한 번도 놓지 않았다. 그것은 전통의 것을 갈망하는 후손을 위한 덕망이라 생각하는 까닭이다.

명인은 길이 있어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감으로써 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그에겐 명인의 길이 정해졌다. 비록 힘들고 고생스럽긴 하지만 자신이 가야할 길을 피하거나 외면하지는 않겠다고 말한다.

 

우리 쌀과 천연의 재료만을 사용

전통 떡에 담겨 있는 철학과 의미는 음식으로 옛것을 연결시킨다는 점이다. 명인은 그러한 점에 자부심을 갖고, 보람을 느낀다. "떡을 만드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후손에게 전통의 음식의 맛을 선보이고, 기법을 전수하고 싶은 진정한 명인의 마음을 담고 싶다."

김 명인의 떡은 자연스러운 맛을 내기 위해 우리 쌀과 천연의 재료를 사용하며 팥 한 알, 콩알 하나도 신선하지 않은 것은 사용하지 않는다. 인스턴트와 서양 음식에 빠져 있는 현대인들에게 옛 맛을 알리는 음식이 되기를 바란다. 떡이라고 다 똑같은 떡이 아니다. 내용에 담긴 숨은 맛과 정성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다. 김 명인은 "요즘은 좋은 기계들도 많이 나왔다고 합니다. 레이져로 떡을 써는 기계도 나왔다고 하네요..."하면서도 멥쌀로 하얀 가루를 내고, 시루에 켭켭이 쌓아 슴슴한 떡을 찐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명인의 길을 가겠다는 여여함이 엿보인다. 식품 명인은 그냥 된 것이 아니라는 감탄이 절로 우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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