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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룡사 범梵일日 주지스님

대만에서 ‘삶과 죽음을 연구하는 생사학’ 대학원 졸업 후 금룡사 주지로 정신이 몸을 지배하는 법 가르치며 불법 전수
기자명 : 시사주간지… 입력시간 : 2017-08-17 (목) 22:24


‘순천’은 하늘을 따르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한다. 아무리 거친 사람도 순천에 오면 얌전해진다고 한다. 이러한 순천의 도심 한 가운데 하늘을 오르는 등용문이 되어 주는 금룡사라는 사찰이 있다. 금룡사는 하늘의 뜻을 따라 잘 산 사람들이 하늘에 잘 오를 수 있도록 발판이 되어 준다는 천극산에 용신이 있어 그 의미로 지었다. 금룡은 본디 인간 세계의 동물이 아닌 하늘과 인간의 중간단계에 존재하는 비인비천을 말하는 것이다. 인간도 아니고 하늘의 신도 아닌 팔부신중 한 존재 중 용신이 이 도량터의 신이다. 순전히 신도를 위한 사찰로 건립된 금룡사의 주지 범일주지스님을 찾아 ‘하늘문에 이르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금당사라는 절을 짓고 대만 유학을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공부를 하셨는지요.
2년 동안은 언어를 공부한 다음 ‘생사학’이라는 학문으로 대학원 2년을 수료했다. 생사학이란 ‘삶과 죽음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죽음을 종교적 관점과 학문적 관심으로 더 깊이 연구하고 싶어서 한국에 돌아온 뒤에 다시 동국대학원 호스피스학과에 입학을 했다. 그런데 때마침 불사가 있어서 잠시 휴학을 하고 다시 복학을 했더니 그 과가 사라지고 없더라. 그래서 동대학교에서 장례문화학으로 석사를 졸업했다. 지금 한국에서 생사학을 가르치시는 교수님들께 내가 가지고 있는 자료를 드리기도 했다. 내가 생사학에 대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아시고 부탁을 해 오셨기에 전부 다 드렸다.

금룡사에서는 주로 어떤 법회를 하시나요?
주로 마음공부를 가르친다. 전쟁에 나가려면 우선 적군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하듯 우리 마음이 어디 있는지를 알아야 마음을 다스리기가 쉬워지는 거다. 
그래서 마음이라는 것이 어떻게 형성되는 건지 도표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도표를 보고 설명을 하니까 쉽게 받아들이는 분들도 계시고, 어렵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최선을 다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도들의 연령층은 어떻게 되나요?
처음부터 어린이법회를 주로 모집했다. 그래서인지 젊은 층들이 많은 편이다. 어린이 법회에 참석했던 아이들이 벌써 군대를 갔으니 말이다.

법회의 특별한 목적은 무엇인가요?
본래 순천에 정신문화원 하나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불사를 해서 1년 전 이 사찰을 지은 것이다. 티벳에 가 보니 시내 중심에 자리 잡은 큰 사찰 하나가 티벳 라사라는 도시 전체의 정신을 장악하고 있더라. 그래서 이 사찰을 지을 때 두 가지를 채울 수 있는 터를 잡았다. 하나는 순천의 정신을 모을 수 있는 터이고, 또 하나는 재물운이 있는 터를 잡았다. 풍수지리하시는 분께서 이 터를 잡아 주셨다. 풍수지리상으로 보면 천년이 무구할 도량이다. 창녕의 관룡사와 똑같은 기운을 가진 터라고 하더라. 스승님께서도 도량의 뒤태도 좋다고 하시며 백두대간에서 흘러내려온 기운이 백운산 산자락에서 정혜사가 있는 계족산으로 흘러내려와 이곳에 딱 멈추어 섰다고 하셨다. 세속에서 공부한 것과 선이 함께 가는 도량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무엇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르치고 실천하는 도량이 되길 바란다. 

금룡사란 이름의 유래는 어떻게 되는지요?
원래 순천은 말 그대로 하늘을 따르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유래가 있다. 아무리 거친 사람도 순천에 오면 얌전해진다고 한다. 금룡사는 하늘의 뜻을 따라 잘 산 사람들이 하늘에 잘 오를 수 있도록 등용문이 되어 준다는 의미로 지었다. 금룡은 본디 인간 세계의 동물이 아닌 하늘과 인간의 중간단계에 존재하는 비인비천을 말하는 것이다. 인간도 아니고 하늘의 신도 아닌 팔부신중의 하나로 그 용신이 이 도량터의 신이다. 이 도량은 순전히 신도를 위한 사찰이다. 

이 도량은 신도들을 위한 사찰로 보인다. 
불사는 어떻게 하셨나요?
처음에는 은사스님께서 금당사란 이름으로 창건을 하셨다. 내가 외국에서 들어와 제일 먼저 한 게 금당사를 대한불교조계종에 등록한 일이다. 화엄사에 등록을 했다. 금룡사와 같은 도량은 전통사찰이 아니고 사설사암이라고 하는 거다. 조계종에서 승인을 해서 융자를 내어 지었고, 조금씩 갚아 나가고 있다. 이 도량의 재정은 모두 신도들과 함께 운영을 한다. 불전함 열쇠 한 번을 내 손을 쥐어 본 적 없었을 정도로 회장단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도량운영에 욕심이 있었으나 불사를 하다 보니까 자꾸 내려놓게 되더라. 순천은 불교의 불모지다. 그래서 불사가 어렵다. 불모지에서 불사를 하다 보니까 자꾸 내려놓게 되더라. 불사를 하면서 깨달은 점은 이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천신들의 보호 아래 이루어지는 것이고, 나는 그저 소임만 다하여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는 교육 불사가 필요하다. 교육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도량이 커지면 전국적으로 템플스테이도 계획할 예정이다. 53선지식을 찾아다니며 공부하는 화엄동자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그걸 하려면 청소년 교육관이 필요하다. 절이라는 그릇을 만들어 부처님의 가르침과 실천, 수행을 담아야 희망 있는 미래가 건국되는 것이다. 

공부에 대한 미련은 없으신지요?
대만, 미얀마 유학을 비롯해 동국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심리치료도 3년 공부했다. 세속의 공부는 할 만큼 했으니 박사학위는 부처님 공부로 취득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 정신이 육신을 이겨야 한다. 올바른 가치관을 세워야한다. 40년 동안 수행을 하신 초은 큰스님께서 한 달에 한 번씩 오셔서 법회를 해 주시고, 선을 가르치신다. 사실 외국에 나가 더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지금은 초은 큰스님이 시키는 대로 공부를 하고 있다. 큰스님께서는 그동안 배웠던 것을 몸소 실천하시는 분이시며 자신을 드러내는 법도 없으시다. 태백산에 큰스님의 은사 스님 세 분이 계시는데 127, 128, 129세이시다. 그 분들은 아직까지도 직접 공양을 지어 드신다. 초은 큰스님께서도 76세이신데, 직접 공양을 지어 드시고 내가 가도 절대 공양간에 못 들어오게 하신다. 방에 앉으실 때도 꼭 문간 앞에 앉으셔서는 오히려 우리를 안쪽으로 안내 하신다. 인사도 맞절을 하시는데 그 분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 스스로가 다 드러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간 법문으로 미루어볼 때 아나함의 수행정도에 드신 것 같다. 

스승님께 받은 가르침 중 기억에 남는 말씀이 있다면요?
우리 스승님은 뒷집 할아버지 같으시다. 친근하신데 눈을 보면 깊이를 알 수 있다. 그 분의 눈을 보며 나는 이런 분이 계시기 때문에 한국 불교가 발전할 수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스승님께서 이전하기 전 불사를 시작할 당시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오셔서 법문을 해 주시고 함께 철야정진을 하셨다. 지금은 3개월에 한 번씩 오신다. 스승님께서는 절대로 경험하지 않은 것은 말하지 않으신다고 하신다. 내가 한 번은 스승님께 “어떻게 살면 될까요?”하고 여쭈었더니 “하인이다, 생각하고 살아라.”고 말씀하시더라.

스님의 일과와 기도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될 수 있는 대로 외출을 안 하려고 한다. 풀 뽑고, 도량 정리하고, 법문 준비하고, 공부하며 지내고 있다. 요즘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정말로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 옛날 아이들과 달라서 요즘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부처님 리더십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삶 속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떻게 실행하게 할까를 많이 연구 중이다. 무엇보다 절에 가니까 재밌더라, 유익하더라, 또 가고 싶다, 란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도 일정은 하루세번 기도를 올리고 초하루와 보름은 하안거 지장기도로 조상천도를 하고 있다. 
도량불사 1년이 되었기 때문에 도량과 호법신장님들을 위한 지장기도를 하고 있다. 수요일에는 초기 경전인 아함경을 공부한다. ‘니까야’라고 테라바다 불교의 아함경을 공부한다. 그걸로 수요일마다 신도들과 공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화요일에는 대학 교수님들을 초청해 논어 강의를 듣고, 금요일에는 명상 철야 정진을 한다. 토요일에는 어린이 법회를 하고, 매일 저녁 열 명 정도의 신도 분들이 오셔서 함께 명상 정진을 하고 있다. 명상은 좀 엄격하게 하는 편이다. 다른 수행처에서는 한시간에 10분 휴식 정진을 하지만 금룡사에서는 한번정진에 들어가면 세시간 정진을 기본으로 한다. 세시간 동안에는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는데, 힘들게 하는 이유는 세 시간을 해야 다섯 시간이 가능해지고, 다섯 시간을 해야 일곱 시간이 가능해지고, 그래야만 온전한 철야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박 2일 동안 온전한 철야를 하고 나면 음식욕은 끊을 수 있고, 그리고 식욕을 끊어야 수면욕을 끊고 선정에 들 수 있는 것이라고 스승님의 경험에 비추어서 우리에게 지도하신다. 
부처님 법을 공부하고 명상 수행을 하면서 꼭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정신이 몸을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이 육신을 이기지 못하는 우리는 속세에서 아무것도 해낼 수가 없다.

금룡사에도 기복신앙을 강조하는지요?
기복이라는 것은 종교의 기본이다. 그게 없으면 종교자체가 존립이 안 됩니다. 우리 금룡사는 하늘로 올라가는 등용터이기 때문에 시험 합격 기원 등 기도를 해서 가피를 받은 분들이 실제로 많다. 기도를 하면서 생각대로 이루어진다는 원리는 정확한 거다. 관세음보살 보문품에 보면 기도를 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나와 있지 않던가. 기도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그것은 영험이 아니고 사실인 이야기다. 기복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고 옛날 어머님들이 장독대에 물을 떠 놓고 정성을 들이면 이루어졌듯 마음을 다해 매일 기도를 하면 못 이룰 것이 없는 거다. 금룡사는 붓다의 수행의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기복도 무시하지 않는다. 보리암에 가면 한 가지 소원은 들어 준다고 하지 않던가. 보리암에도 터의 기운이 있듯 금룡사에는 금룡사 터를 지켜 주는 신이 있다. 절터마다 신이 움직이는 기운과 에너지가 있는 것이다. 절대로 무시하면 안 된다.

기도를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도에 확신을 갖고 의심을 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여수 흥국사에서 출가를 했는데 출가 전에 너무 승복을 갖고 싶어 했었다. 그래서 3일 동안 기도를 했다. 그 때는 출가 전이라 기도를 어떻게 하는 줄도 몰랐다. 물만 올리고 3일을 기도를 한 후, 법당을 내려오는데 사숙스님 한 분이 당신이 입던 옷이라며 풀을 매긴 무명옷 한 벌을 건네주시더라. 기도란 이런 것이다.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것이다. 나는 기도를 믿는다. 출가를 해서도 기도를 많이 했고, 거의 가피를 입었다. 

순천 시민들에게 한 말씀 남겨주세요.
저희 스승님 말씀하시기를 첫 번째는 착하게 살라고 하셨습니다. 파란불일 때 지나가고, 빨간불일 때 멈출 줄 아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하셨다. 그게 안 되면 부처님이 계셔도 안 된다고 하셨다. 착하게 사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는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기 자신을 절제하는 삶을 살라고 하셨다. 오계라고 하는 것처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적게 먹고, 적게 돌아다니고, 적게 보고, 욕심을 줄이고, 화를 줄이고, 이렇게 살면 착하게 사는 거라고 하셨다. 두 번째는 고요를 유지하는 것이다. 매사를 조용 조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마음을 한 곳에 머무는 공부를 꼭 해야 한다. 내 마음을 번거롭게 하고, 번뇌하게 하는 생각들을 내려놓고 오로지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네 번째는 지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렇게 정신이 몸을 이기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러면 못 이룰 것이 없다. 

나는 내 마음 공부하기 위해 출가를 했다. 부처님 공부도, 절을 짓는 것도 모두 내 마음 하나 닦으며 살아가기 위한 법을 터득하고자 하는 것이다. 부처님 법은 마음 닦는 공부이다. 이 길로 가라고 정답을 알려 주셨고, 우리는 그걸 리바이벌 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거꾸로만 가려고 한다. 왜냐면 그 길이 더 재밌고, 신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끝까지 정답만 얘길 할 것이다. 행복은 정답 안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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